행정과 행정학

1. 행정의 개념

행정이란 무엇인가? 행정의 개념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행정에 대해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학자는 행정에 대해 " 한 문장으로 정의하는 것은 지적인 자극이나 각성보다는 지적인 마비라는 즉각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이 분야의 복잡성의 영향이 크다. 포르스토프도 "행정은 정의할 수 없고 다만 기술할 수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행정의 성격과 행정 및 행정학의 범위를 정하기 위해 행정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행정의 개념을 넓은 의미의 행정과 좁은 의미의 행정으로 나누어 생각해보고자 한다. 먼저, 넓은 의미의 행정은 조직 일반에 적용할 수 있는 인간 협동의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고도의 합리성을 수반한 협동적 인간 노력의 한 형태"로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합리성이란 합리적 행동으로 보는데 주어진 공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회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그 목표와 관련된 적절한 수단을 정확히 선택하는 행동을 말한다. 따라서 넓은 의미의 행정은 공공단체, 기업체, 민간단체 등 모든 조직 활동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학교 행정, 군대 행정, 목회 행정 등이 이에 해당한다.
좁은 의미의 행정은 정부 관료제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활동을 말한다. 행정부의 구조와 공무원 활동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에 행정을 국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자원의 관리로 보거나, 정책 결정과 집행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 과정의 일부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행정에 대한 견해가 다양한 것은 시대, 학자에 따라 정치와 행정의 관계와 행정에 대한 접근방법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행정 개념은 공공문제의 해결과 이를 위한 정부 외 공사조직들의 연결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거버넌스로서의 행정'이라고 한다. 거버넌스는 정부의 일과 민간의 일이 엄격하게 구분되는 것으로 보지 않고, 공공이라는 개념으로 정부와 민간을 모두 포함한 개념으로 본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행정의 개념을 정의한다면 "행정이란 공익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공공문제의 해결 및 공공서비스의 생산 및 분배와 관련된 정부의 제반 활동과 상호작용이다." 이 개념에는 네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규범적으로 행정은 공익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국방, 교육, 교통, 치안, 환경보호 등의 공공문제를 해결하여 국민의 삶의 질이 증대되는 공공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행정이다. 두 번째로 행정은 공공서비스의 생산, 공급, 분배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말한다. 이것은 정책 과정으로도 볼 수 있는데 정책의 형성 및 집행, 행정기관의 내부 관리, 참여자 간 네트워크 구축 및 관리 등을 포함한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세 번째로 행정은 정치권력을 배경으로 하지만 공공서비스의 생산 및 공급은 정부가 독점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정부와 준정부기관, 민간부문이 상호 작용하며 협력적 관계를 통해 공공서비스를 생산하고 공급, 분배한다. 마지막으로 행정은 정치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행정은 공공문제의 해결과 생산 분배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책임을 지는데 이것은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2. 행정학을 왜 공부하는가?

행정학은 공공성을 특징으로 하는 행정 현상에 관한 지식, 가치, 기술을 학습하는 것이다. 대부분 행정을 공부하는 구체적인 이유로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일차원적인 공부 목적으로 좋은 정부를 구현하고 싶다는 것이다. 좋은 정부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행정은 우리 생활 곳곳에 영향을 주는 어디에나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정부가 구현되면 우리 생활의 여러 방면에서 좋은 행정이 구현되고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반대 상황이라면 우리 국민들은 피로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행정학을 공부하는 일차적인 이유는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좋은 정부를 구현하여 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의미가 있다. 둘째, 문제 해결 능력 향상을 위해 공부한다. 공공문제들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대부분의 경우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하다. 이런 문제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정의, 대안 모색, 결과 예측, 자원 동원 및 관리에 필요한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협동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학자는 이러한 인간 협동의 기술이 곧 행정 및 행정학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그는 제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승리할 수 있었던 핵무기 개발사업은 맨해튼 공학연구원의 자연과학자에 의해 이뤄졌지만, 그에 못지않게 여러 분야의 석학들이 협동적으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직하고 관리'한 점도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보았다. 이처럼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들을 찾고 문제 해결 능력을 얻는 것이 행정을 공부하는 것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학 교육의 핵심 또한 문제 해결 능력 향상에 있다. 특히 요즘 같은 지식정보사회에서 문제 해결 능력은 전문지식과 수평적 사고 그리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부분을 향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새로운 것에 도전적인 의지, 주체성, 자원 부적을 극복하는 창조성을 기르도록 노력해야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되므로 행정학을 공부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행정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직업으로서의 교육받기 위함이다. 우리 사회에서 공무원은 사회적 영향력 면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다. 공무원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사람은 공직에 진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 채용시험을 응시해야 한다. 공무원 채용시험에는 행정학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공직에 진출하기 위해서 행정학을 공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공직에 진출하지 않는 경우에도 행정학 공부는 필요하다. 실제로 대학의 행정학과 학생들이 공무원보다 다른 직업을 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업,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에 많이 진출한다고 한다. 이 경우에도 앞서 말한 문제해결 능력, 관리자로서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행정학을 공부하게 된다. 그리고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정부를 상대로 하는 업무를 맡는 경우에도 행정학 공부가 매우 유용하다.